평택시 4•10 총선, 벚꽃보다 먼저 핀 ‘사쿠라’ 논란-여당 예비후보가 야당 선대위원장에
-“국민, 시민 팔지만 결국은 사쿠라 아니냐!” 비판 공재광 전 평택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평택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걸 두고 시민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7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 전 시장이 예비후보로 있던 평택을에 전략공천을 하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공 전 시장은 탈당한 지 8일만인 15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더불어민주당 평택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를 두고 평택 시민사회가 들썩이는 것이다.
안중읍 거주 시민 A씨(남. 60대)는 “이건 아니다”라며 “7대 시장선거에서 패한 뒤 지금까지 공 시장이 시장선거나 총선에 나올 때마다 공 시장을 지지해왔다. 근데 이게 뭐냐. 이게 사쿠라가 아니면 뭐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벚꽃의 일본어인 사쿠라(さくら)는 정치인에겐 모욕적인 단어로 쓰인다. 최초로 ‘사쿠라’ 소릴 들은 정치인은 유진산 의원으로 알려졌다. 1964년 8월, 언론윤리위원회법 통과를 두고 당시 조직국장 정해영(鄭海永)씨가 원내총무 책상 위로 뛰어오르며 “사쿠라는 유진산이다” 라고 소리쳤고, 이에 20여 명의 원외 당원이 “사쿠라 유진산을 잡아라” 하고 외치며 소란을 피웠던 것이 계기였다. 그 ‘사쿠라’ 논란이 4•10 총선을 불과 27일 앞두고 평택에서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공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젠 새로운 광야에서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라며 “공재광다운 정치, 멋진 평택에 쓰임 받는 위정자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보도자료만 같고는 공 전 시장이 말하는 ‘새로운 광야’는 어디인지, ‘새로운 정치’는 어떤 정치인지, ‘공재광다운 정치’는 무슨 정치를 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또한, 불과 며칠 전까지 보수를 표방하며 시민과 유권자에게 보수다움을 강조했던 공 전 시장이 말하는 ‘새로운 정치’나 ‘공재광다운 정치’가 곧 민주당의 정치라는 것 역시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다만, 본인이 SNS에 적은 ‘멋진 평택에 쓰임 받는 위정자가 되겠다’라는 말에서 공 전 시장이 정치를 접을 생각이 없음은 유추할 수 있다. 입으로는 시민을 위한다지만, 결국은 공 전 시장 본인의 정치적 입지나 야욕을 우선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덕면에 거주하는 B씨(여. 40대)는 “시장이 되기 전부터 이날 이때까지 보수가 어떻고, 국민의힘이 어떻고 하더니 어떻게 한순간에 민주당에 갈 수가 있냐”라며 “옛날 어른들이 T.V에 나오는 정치인을 보면서 사쿠라, 사쿠라 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겠다”라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공 전 시장의 정치적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공 전 시장이 민주당 평택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순간 분명해졌다. 다만, 그동안 자신을 믿고 따랐던 수많은 당원과 지지자의 얼굴은 어떻게 볼지,불과 며칠 전까지 보수를 앞세우며 국민의힘에 후보로서 시민과 유권자들에게 했던 수많은 말들을 어떻게 주워 담을 지가 궁금해진다.
일본에서 ‘사쿠라(さくら)는 말고기를 소고기로 속여 팔았던 것을 은유한 말로 쓰인다. 공 전 시장에 대한 평택시민들에 평가는 오는 4월 10일에 나올 것이다.
김철중 기자 weekly56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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