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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칼럼> 정치(政治)가 뭐라고…그래도 정치는…!

김철중 | 기사입력 2024/01/17 [11:32]

<정치 칼럼> 정치(政治)가 뭐라고…그래도 정치는…!

김철중 | 입력 : 2024/01/17 [11:32]

 

 

  “사람들은 내게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습니다. 당시엔 그런 말에 한사코 귀를 기울 이지      않으려고 했죠. 정치라는 아편 맛을 한번 보면 끊기가 어렵거든요

 

 오토 폰 합스부르크(Otto von Habsburg. 1912.11.20.~2011.07.04.)의 말입니다. 그는 헝가리 제국의 황태자이지만 왕위 요구를 포기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충성맹세를 한 사람입니다. 정치가 뭐라고 마약에 비유했을까요. 아마도 정치를 마약에 비유한 첫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어사전>에 정치(명사)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위의 역할이라는 표현이 눈과 귀에 거슬리기는 합니다.

 

 이론은 있겠지만, 식자(識者)들 사이에서는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분배다라고 정의되는 거 같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적 가치란 공익과 사익, 경제적 이익, 자유, 생존권 등 다양한 형태의 이익혹은 권리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인간과 정치는 어떤 관계일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두 사람의 말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정치적 삶이 인간의 조건에 속한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의 말에 의하면 인간과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건 분명합니다.

 

  한 겹의 거짓말은 거짓말이고, 두 겹의 거짓말도 거짓말이다. 그리고 세 겹의 거짓말은 정치     다.” -탈무드-

 

 현대사회에서 사회 문제는 모두 정치의 영역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자원의 배분에 따른 경제 문제와 사회질서 유지에 따른 법치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공정상식에 대한 것입니다.

 

 과거 정치가 피지배층을 통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근대 정치는 경제정책 수립과 사회 계층 간의 분쟁 조정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회 계층 간의 분쟁을 조정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현대 정치는 다양과 다변화를 거치면서,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국가뿐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생활 자체를 정치의 영역으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학자들 대부분은 이 관계를 거번먼트(government)’라 하여, 국가는 공적인 거번먼트로 그 밖의 것은 사적인 거번먼트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거번먼트(government)’통치(統治)로 해석되고, 이는 정책 결정이 특정 개인이나 소수집단에 의해서 행해지며, 강제력을 배경으로 하여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도모하는 통합의 방식을 말합니다. 우리 사회에 보통 협치(協治)로 해석되는 거버넌스(governance)와는 대립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플라톤-

 

 정치 참여란 정치적 가치분배과정에의 참여를 말하는데, 투표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표는 정치 참여의 한 방식일 뿐, 투표만이 정치 참여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현대 정치는 선거에서의 투표뿐만이 아니라, 시민단체를 통한 참여는 물론, 언론 활동과 주민참여예산 등 많은 부분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양한 정치 활동 가운데 제일 빠르고 쉽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투표이기 때문에, 정치 참여를 곧 투표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그렇다면 투표율과 정치 참여와는 어떤 관계일까요.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국민의 정치 참여도가 높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스위스의 낮은 투표율이 스위스 국민의 정치 참여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위스는 지역 이슈에 주민참여가 활발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국민투표나 국민발의 등의 요건도 문턱이 높지 않아 직접민주주의적 성격이 타 국가보다 높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투표율이 높은 러시아도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투표율이 50%가 넘지 않으면 다시 투표를 하기 때문에 때론 140%의 득표율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러시아 국민의 정치 참여가 높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투표율이 곧 국민의 정치 참여도라는 등식화는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표율은 정치의 척도라기보다는 정통성의 척도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정통성이란 사회의 정치체제, 정치권력, 전통 등을 올바르다고 인정하는 일반적 관념으로, 한 국가에 권력을 집권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 요소입니다. , 정통성이 없으면 그 정권은 존속되기가 어렵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통성은 공정한 절차에 따른 국민의 투표입니다. 투표율이 높고,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된다면 해당 정권의 정통성은 매우 높아집니다. 물론, 정통성이 높다고 해서 그 정권의 정치 수준이 높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84일이 지나면 우리는 투표를 합니다. 민주주의에서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정치가 뭐라고라고 얘기들은 하지만 그래도 정치는우리들의 투표를 통해 이루어지고 완성됩니다. 앞으로 4년간 우리의 권력을 맡겨도 좋을 사람이 누구인지 선택할 시간입니다.

 

  당신이 알고 싶어하는 사람의 인격, 인성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권력을 주면 알 수 있       다.”  에이브러햄 링컨-

 

 김철중 기자 weekly56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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