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 걸린 평택시체육회 예산-시민 1인당 햄버거 한 개값에도 못 미쳐-2024년 예산, 42억 2천여만 원. 시민 1인당 년에 6,590원
-예산 부족으로 전국대회 유치에 난항 겪어 -경영개선을 위해 시 소유 체육시설 위탁운영 모색 평택시체육회가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예산 때문이다. 2024년 평택시체육회 예산은 42억 2천 5백만 원이다. 이중 국비 2억 2천만 원과 도비 1억 4천여만 원을 제외하면, 시가 체육회에 지원하는 예산은 올 한해 대략 38억 6천만 원이다. 이 예산을 2024년 9월 기준 평택시 인구수 641,106명으로 나누면, 평택시는 시민 1인당 1년에 6,590원을 체육활동에 지원한다. 수제 햄버거 세트가 대략 1만 원 안팎임을 고려할 때, 햄버거 한 개값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2024년 10월 기준, 평택시체육회는 준회원단체 7개와 인정단체 1개를 포함해 47개 종목단체가 가입해 있고, 시 체육회 산하에 28개 읍면동 체육회가 있다. 체육회 사무국 직원은 무보수 명예직인 회장을 포함해 총 33명이 근무 중이고, 부회장단과 상임이사 등 임원진은 별도로 구성된다.
체육회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인해 체육회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는 건 사실이다”며 “체육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시민들에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선 참여동기와 목적동기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대회 유치나 개최가 필수다. 과거 2002년 한일월드컵이 전 국민에 축구붐을 일으킨 것에서도 알 수 있지만, 대회의 유치와 개최는 종목을 떠나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일으키고 그에 따른 체육활동에 활성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지금은 예산 부족으로 인해 대회 유치나 개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건강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정작 시민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체육활동은 오히려 위축된 측면이 있다”며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고, 건강한 정신에서 건강한 사회활동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체육활동이야말로 평택시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내 체육회 예산이 가장 많은 곳은 수원시다. 2024년 9월 말 기준, 수원시 인구는 119만 5,045명이고 체육 예산은 284억 9천 1백만 원이다. 인구가 가장 적은 연천군의 경우 인구 4만 894명에 체육 예산은 21억 8천만 원이 책정됐다. 이를 인구수로 나누면 수원시가 시민 1인당 년 23,840원을, 연천군이 군민 1인당 53,308원을 지원한다. 평택시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또한, 평택시보다 약간 인구수가 적은 안양시도 체육회 예산은 오히려 평택시보다 많다. 안양시는 인구수 55만 1,228명에 체육 예산 50억 6천여만 원을 책정했다. 평택시보다 인구는 적지만 오히려 예산은 많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가 커지고 시민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 체육회 예산으론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며 “경기도 내 타 시군에 비해 상당히 적은 예산이고 늘어나는 인구수에 비례해 예산 증액에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증액에 어려움이 있다. 긴축재정을 운영해야 하는 시 입장에선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2023년(작년) 평택시체육회 예산은 41억 9천만 원이다. 2024년 올해 체육회 예산 42억 2천만은 작년 대비 예산증가율이 0.7%에 그친다. 이 기간 평택시 인구수는 2023년 12월 기준 인구 591,022명에서 641,106명으로 약 5만여 명이 증가했다. 인구는 늘어나는데 체육 예산은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이에 반해 평택시 출자기관인 평택문화재단은 사정이 다르다. 평택문화재단의 경우 2023년 예산 95억에서 올해 예산은 127억으로 32억이 늘었다. 예산증가율이 33%에 달한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예산에는 이번에 창단한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창단 비용과 운영비가 포함되어 있어서 늘어난 걸로 알고 있다”며 “특정 목적예산의 증액만이 아니라 산하 문화단체 운영비와 공연 및 전시 비용 증가에 따른 증액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평택시는 올해 세수 부족과 시 재정 여건을 근거로 긴축예산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실제 모든 부서에 일괄적으로 후반기 예산 감액편성을 주문했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문화재단의 예산 증액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 예산을 갖고 문화와 체육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1년 예산 42억을 사용하는 체육회와 1년에 127억을 사용하는 문화재단이 예산액에서 2배가 넘는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다.
지금 평택시체육회가 안고 있는 고민 중 하나는 부족한 예산 확충이다. 이를 위해 체육회에서는 체육시설의 위탁운영관리를 검토하고 있다. 즉, 시 소유의 체육시설을 체육회가 위탁운영을 함으로써 수익 창출과 함께 시민들에게 양질의 체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체육회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 내 여러 시군에서는 시군 소유의 체육시설을 체육회가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며 “이를 모델로 우리 역시 시 소유의 체육시설에 대해 위탁운영을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자료 참조>
시 관계자는 “부서에서 체육시설의 위탁운영에 대해 검토하는 건 맞다”며 “지금 평택은 대도시가 되면서 도시발전은 물론 늘어나는 시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그에 따른 인적, 물적 지원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그걸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 그 일환에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체육회에서 협의가 오면 충실히 협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을 증액한다고 해서 꼭 기관이나 협회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사업의 공익성과 시민의 안녕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이라면 증액이 필요하다. 체육회 예산에 합리적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한편, 지난 9월 27일 성남에서는 제35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이 열렸다. 이 대회에 평택시체육회에서는 임원 95명과 선수단 629명을 합해 총 724명이 참여했고, 임원진에서는 식대 보조금 434만 원과 선수격려금 740만 원을 지원했다. 모두 임원진 개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김철중 기자 weekly56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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