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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관련 보조금은 ‘찔끔’, 문화 관련 예산은 ‘펑펑’…평택시문화재단 예산 증액 논란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보다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이 단원 수 많아
-’25년 신청예산 대비 타 평택시 출연재단은 동결, 문화재단 예산은 ‘쑥↑’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년간 운영비와 평택시체육회 1년 보조금이 엇비슷해

김철중 | 기사입력 2024/11/04 [13:51]

체육 관련 보조금은 ‘찔끔’, 문화 관련 예산은 ‘펑펑’…평택시문화재단 예산 증액 논란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보다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이 단원 수 많아
-’25년 신청예산 대비 타 평택시 출연재단은 동결, 문화재단 예산은 ‘쑥↑’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년간 운영비와 평택시체육회 1년 보조금이 엇비슷해
김철중 | 입력 : 2024/11/04 [13:51]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데 국악 공연 보러 갈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연주를 본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자영업자 A(.50)가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다.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은 평택시문화재단 산하 시립예술단이다. 평택시문화재단은 평택시가 자본금을 출자한 문화재단이다.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 73일 창단식과 함께 창단공연을 했다. 가야금과 해금 등 연주자 수가 44명이고 3명의 스텝이 있다. 규모 면에서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을 앞선다.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자 수는 36명이다. 스텝 수는 3명으로 같다.

 

 

 평택시문화재단(이하 문화재단) ’23년도 예산은 95억이다. (’24) 예산은 32(33%)이 증액된 127억으로, 여기에는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창단 비용과 연주자 및 집행부 인건비 6개월 급여가 포함되어 있다. 문화재단이 내년(’25)에 신청한 예산은 30억이 증액된 157억이다. 전년 대비 23.6%가 증액되었다.

 

 문화재단이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재단 직원 수는 76명이고, 25년 평택시문화재단 요구액() 15,778,311천원 중 인건비()3,666,460천원으로, 25년 예산 대비 23.2%.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내년 신청예산은 3,545,755천원이다. 문화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예술감독을 포함해 단원 수 50명에 20억 이상이 인건비로 나간다. 60%에 달한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내년 예산 증액은 직원들의 자연 임금 상승과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1년치 운영경비에 따라 증액된 것이다공연의 질적 향상과 공연 서비스의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증액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과거 문화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 B씨는 지금 70명이 넘는 재단 직원들이 담당하는 업무를 몇 년 전만 해도 시청 관련 부서 1개 팀이 모든 업무를 처리했다. 그래봐야 4~5명이 전부였다혹시 재단이 방만한 경영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C시의원은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의 경우 당장 올해나 내년 예산에 문제가 아니다라며 상임 단원의 경우에는 매년 호봉에 따른 인건비가 상승할 것이고, 비상임 단원의 경우 정규직(상임 단원)으로의 전환을 요구할 경우, 마땅한 대처방식이 없다. 지금 이대로라면 매년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예술단의 상임 단원과 비상임 단원의 차이는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나눈다. 상임 단원은 주 5일 출근에 20시간(최소 15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비상임 단원은 15시간 근무를 초과하지 못한다. 근로기준법상 주 15시간 근무가 확인돼야 주휴수당과 퇴직금, 연차 유급휴가, 4대 보험, 기간제법(2년 초과 근무 시 정규직 전환) 등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은 상임 단원이 7명이고 나머지는 비상임 단원이다.

 

 문화재단의 예산을 두고 말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시가 출자한 다른 재단과의 형평성 문제다. 시가 출자한 평택시국제교류재단의 경우 올 72억 예산에서 내년 신청예산이 76억으로 4억을 증액 신청했다. 여기에는 직원들의 자연 임금 상승분과 퇴직금 적립(16천만원), AI잉글리쉬 신규사업비(1천만원) 등을 포함한다. 실질적 증액이 거의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출자재단인 로컬푸드재단 역시 마찬가지다. 로컬푸드재단은 32억에서 34억으로 2억을 증액 신청했다. 여기에는 현 평택시 유통사업과가 진행했던 사업 중 하나가 로컬푸드재단 사업으로 넘어오면서 발생한 사업비 1억이 포함되어 있다. 평택시국제교류재단과 마찬가지로 동결 수준이다.

 

 이에 반해 문화재단은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의 해외 공연을 기획하는 등 사업비 예산의 증액이 예상된다. 같은 시 출자재단으로서 예산 편성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문화 예산을 두고 체육계에서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양새다. 체육계 관계자는 시민건강이 꼭 정신건강만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국악공연이든, 오케스트라공연이든 다 좋다. 시민들에 정신건강을 지키고 힐링을 준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느냐. 다만, 문화증진에 쏟는 예산에 일부라도 체육에 쓴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그나마 시민들이 건강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시 보조금을 받는 단체로써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턱없이 부족한 예산 때문에 체육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때가 많다시민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때에 꼭 필요한 대회를 개최하고 싶어도, 부족한 예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평택시체육회는 올해 평택시로부터 약 38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시민 1인당 6,590원으로 햄버거 한 개 값에도 못 미친다.(관련 기사. 위클리저널e 10.16일 기사-영양실조 걸린 평택시체육회 예산)

 

 국민의힘 소속 D시의원은 집행부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긴축예산을 편성하겠다면서도 문화재단 예산만은 예외로 하는 거 같다이번 예산심의를 통해 세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도일동에 거주하는 시민 D(.50)가뜩이나 어려운 이 시기에 국악 공연을 보러 갈 시민들이 과연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평택시 예산은 시민의 피 같은 돈으로 만들어진 혈세인데, 가야금과 피리 소리에 줄줄이 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의회는 오는 1129일 본회의를 개최하고, 집행부가 제출한 ’25년 평택시 예산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weekly56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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