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없다. 용산도 그렇고, 여의도도 그렇고, 광화문도 그렇다. 내가 상식적이지 않은지, 저들이 상식적이지 않은 지도 모를 정도다.
논어에 ⌜古者民有三疾 今也或是之亡也(고자민유삼질 금야혹시지망야)⌟란 구절이 있다. ‘옛날 사람들에겐 세 가지 병폐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없어진 듯하다.’란 뜻이다. 세 가지 병폐란 광(狂)•긍(矜)•우(愚)다.
공자가 말했다. 옛날의 광(狂)은 과격하고 분방한 행동이었으나, 지금의 광(狂)은 제멋대로 행동한다. 옛날의 긍(矜)은 완고한 중에서도 고지식하였으나, 오늘의 긍(矜)은 화를 내고 부딪친다. 옛날의 우(愚)는 어리석으면서도 어딘가 솔직함이 숨겨져 있었으나, 오늘날의 우(愚)는 이를 숨기고 사람을 속이려고 한다. 당시에 세태를 비판하는 말이지만, 지금의 세태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1심 선고가 나왔다. 징역형에 집행유예다. 그날 법원을 나온 이 대표는 ‘역사의 법정’과 ‘민심의 법정’을 말했다. 오늘날 긍(矜)의 모습을 보는 거 같다.
앞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자기 말만 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사과인지, 변명인지, 해명인지 모르겠다는 중론이다. 오늘날 광(狂)의 모습을 보는 거 같다.
야당 대표에 친위대를 자처하는 이들이 죽기 살기로 자당 대표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말에 방점과 인식을 문제 삼는다. 오늘날 우(愚)의 모습을 보는 거 같다.
주말이면 광화문 바닥이 시끄럽다. 야당 대표에 무죄를 주장하는 집회와 야당 대표에 구속을 주장하는 집회로 애꿎은 시민들만 불편을 겪는다. 일반시민들이 무슨 죄가 있어 이리도 불편함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내 기준엔 상식적이지 않다.
-하운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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