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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차다. 요즘 건강은 어떤가.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서 그런지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편이다. 걱정해줘서 고맙다.
-사업가에서 체육회 대표를 맡게 되었다. 계기가 무엇인가.
원래 난 초등학교 시절부터 엘리트 체육을 해온 사람이다. 초등학교 때는 육상선수로 활약했고, 중학교 때는 사이클 선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전문 유도선수로 전향을 해서 유도특기자로 지금 용인대학교 전신인 유도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다가 대학 1학년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해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오른쪽 다리는 5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나 개인한테는 방황의 시절이었고 시련의 시절이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어린 나이였기에 좌절과 시련에 상처가 더 컸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후회가 되지만, 그 당시에 난 전부를 잃었다고 생각했으니까…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좀 정신이 들었다. 철이 들었달까…조그맣게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사업에 매력을 느꼈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니까 다시 체육에 대한 갈증이 생겨났다. 우리 체육인들은 그 목마름이 얼마나 심한지 다들 안다, 체육인에게 체육은 영원한 고향이니까. 그래서였다. 그 갈증을 채우고, 내가 포기했던 꿈을 우리 후배들이 이룰 수 있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기 위해 체육회장에 나섰다.
-체육회장은 할 일이 많은 거 같다. 주로 어떤 업무를 보는가.
솔직히 말해 체육회장이란 직책이 일을 안 하고자 하면 할 일이 없고, 일하고자 하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할 일이 많은 자리다. 난 후자 쪽이라 요즘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전 중에는 체육회 업무를 보고, 오후 시간 대부분은 기업체 CEO들을 만나고 있다. 지금의 내겐 토요일, 일요일이 없다. 오직 평택시체육회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체육회장의 역할은 체육회 사무업무를 관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체육회를 키우고 유망선수들을 육성, 발굴하기 위한 후원금을 모으는 일이다. 투자 없이 어떤 종목을 키울 수 있고, 돈이 없이 어떤 선수를 키울 수 있겠는가. 지금 시가 주는 예산만으로는 체육회를 운영하기에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체육회를 발전시키고, 유망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선 기업들의 후원금이 더욱 절실하다. 현대체육은 투자한 만큼 결과를 낸다.
-회장님께선 공약으로 ‘ESG경영을 통한 기업과 함께하는 체육’을 말했다. 무슨 뜻인가.
기자님도 알다시피 ESG경영(Environemental, Social, Governance)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영이다. 기업들은 분명히 그 지역사회에 사회적 역할이 있다. 물론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강조하는 것은 체육지원을 통한 사회적 책임이다. 난 그걸 ‘1사 1종목’이라고 말한다. 만약 어느 기업체가 학교체육에 후원을 하면 ESG경영평가점수가 올라간다. ‘1사 1종목’은 하나의 회사가 하나의 종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학교는 우수선수를 육성할 수 있고 기업은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서로 Win-Win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체육은 다양한 기능을 갖는다. 단순히 개인의 건강만을 위한 활동에서 벗어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융합될 기회를 제공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활동하며 얻는 심리적 안정감과 소속감, 그리고 건강한 신체는 인간의 삶 속에서 그 무엇보다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체육은 오늘날 문제가 되는 심각한 개인주의와 단절된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좋은 방안으로써 활용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체육회의 역할은 지역의 안정과 건강한 시민사회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다.]
-회장님이 생각하는 체육이란 무엇인가.
체육은 곧 생활이다. 체육이 없는 삶은 있을 수 없다. 요즘 사회문제가 되는 독거노인의 문제라든가 은둔형 청년들의 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난 체육 활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봐라, 그들을 사회로 이끄는데 체육만큼 좋은 방안이 어디 있는가. 각 개개인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권유하고, 그들을 운동장으로 이끌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화를 조성한다면 그들 역시 방안에서 벗어나 사회적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녹아든 체육. 나와 너의 구분이 없이 누구라도 함께 어울리고, 함께 땀 흘리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우리’가 되는 삶.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체육이다.
-체육에는 엘리트 체육이 있고 생활체육이 있다. 회장님은 어디에 더 중점을 두는가.
둘 다 중요하다. 엘리트 체육은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생
활체육은 사회 저변에 체육을 생활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면 ‘파크골프(Park Golf)rk’가 있다. 우리에겐 아직 귀족 스포츠로 인식된 골프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종목으로 공원에서 골프를 즐기는 운동이다. 비싼 비용을 들여 골프장을 가는 것이 아니라, 집 앞 공원에서 가볍게 골프를 즐기는 운동으로, 현재 평택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파크골프를 즐기는 시민들이 꽤 많다. 이처럼 한 시대의 트랜드에 맞는 운동을 보급하면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운동에 참여한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생활체육의 활성화다. 반면에 엘리트 체육은 좀 더 디테일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비용이 뒤따른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선수에게 운동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 유망선수가 결과를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 부분 역시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현 체육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예산 문제다. 현재 평택은 체육 인구는 많은데 그분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운동장과 체육관이 많이 부족하다. 그럼 학교시설을 이용해야 하는데, 학교시설을 사용하기 위해선 사용료를 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보조금을 지원하고 싶어도 예산 관계상 어려운 형편이다. 평택시 체육 예산은 전국에서도 하위권에 속한다. 지금 평택시의 체육 예산은 옛날 인구 40만일 때의 예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은 인구 60만을 넘었다. 체육 예산은 인구수에 맞춰서 증액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체육회장으로서 임기 내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난 정치인이 아니라 체육인이다. 일부 사람들은 체육회장을 정치적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난 그것이 정말 안타깝다. 이것은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체육인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체육회장은 체육회를 키우고 공동체 사회에 체육을 활성화시킬 의무와 책임이 있다. 현 평택시체육회장으로서 난 인구 100만을 향해가는 평택시 위상에 맞는 공설운동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나는 이것을 ‘스포츠플랙스’라고 부른다. 스포츠엔 이념과 정당이 없다. 마찬가지로 오직 시민을 위한 ‘스포츠플랙스’ 건립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어떤 이념과 정당도 있을 수 없다. 오직 시민만이 있을 뿐이다. 시민을 위해, 체육인을 위해, 난 남은 임기 내내 이 ‘스포츠플랙스’ 건립에 매진할 것이다. 감사하다.
대담: 김철중 기자 weekly56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