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택시의회가 개점휴업 상태다. 상임위 구성을 하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는 것이다. 입장문에 성명서까지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이 약속을 어겼다며 시의장 사퇴를 요구하고, 국민의힘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쳇말로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평택시의회 의원 윤리강령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우리 평택시의회 의원은 시민의 대표자로서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고 양심에 따라 성실하게 행동함으로써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시민의 복리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봉사함은 물론 이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의원상 정립과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수행하기 위하여 본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다음 사항들을 윤리실천규범으로 삼을 것을 천명한다.⌟
시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가? 문언으로는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라고 적고는 자리다툼에만 몰두하는 현 시의원들의 행태가 가관이다. 과연 그들의 머릿속에 시민의 존재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자성어에 불고염치(不顧廉恥)라는 말이 있다. 염치를 돌보지 않는다는 뜻으로, 체면도 부끄러움도 없다는 말이다. 유사한 말로 철면피(鐵面皮)가 있다. 두꺼운 무쇠로 된 얼굴 가죽이란 뜻으로, 염치가 없고 은혜를 모르는 뻔뻔스러운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개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의 기록 중 양광원(楊光遠)이라는 진사에 관한 일화가 그 유래를 설명한다.
한 번은 어떤 권세가가 술에 취해서 매를 들고는 "내가 그대를 때린다면 어찌하겠는가?"하고 묻자 양광원은 "저항하지 않겠소."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권세가는 마구 매질을 하기 시작했다.
동석했던 사람들이 "자네는 어찌 수모를 모르나? 많은 사람 앞에서 그런 모욕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수야 없지 않은가?"하며 모두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광원은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그런 사람에게 잘 보이면 나쁠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런 그를 두고 당시 사람들은 '양광원은 부끄러운 낯짝인데도 두껍기가 열 겹의 철갑 같다(楊光遠慙顔, 厚如十重鐵甲).' 라고 말했다.
지금 평택시의원들은 불고염치인가, 철면피인가? 모르겠다. 시민의 질책이 두렵지 않은가 보다.
-하운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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